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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직접 ‘고령친화도시 인천’ 평가에 나섰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의사소통·정보접근성 등 노인이 행복한 도시 인천 실태 조사 나서

차재만 승인 2022.07.14 12:53 의견 0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인천시고령사회대응센터(이하 고령센터)는 인천시가 추진 중인 WHO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가입에 발맞춰 시민들이 직접 노인에게 취약한 환경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고 14일 밝혔다. 성과 발표회는 오는 15일 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조사는 50+ 고령친화도시 모니터링단 26명이 5개 조로 나뉘어 지난 5~6월 두 달간‘의사소통 및 정보 접근성’‘지역사회 보건·복지 서비스’ 분야를 점검했다.

50+ 고령친화도시 모니터링단 최병진(78) 씨가 서구 가좌노인문화센터 이용 시민에게 설문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의사소통 및 정보 접근성’ 분야는 조별로‘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노인의 디지털 소외’‘무인기기 이용 편의를 위한 제안’‘세대 간 의사소통 실태’를 주제로 삼아 설문 조사와 현장 체험 방식으로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직접 스마트폰 교육, 청소년 소통 프로그램을 수강하거나 영화관, 점포 내 무인기기를 이용해보면서 불편사항이 무엇인지 찾았다.

세대 간 소통을 주제로 한‘아름다운소통’ 조 7명은 평균 연령 78세로 가장 연장자는 95세다. 연령대가 높지만 활동은 다른 여느 조보다 활발하다. 지난 5월 서구 가좌청소년센터에서 마련한 청소년 대상 ‘케이크&쿠키’ 강좌 등을 같이 하며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최병진(78) 씨는 “할아버지라고 호통하지 않고 아이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보자는 생각에 참여했다”며 “노인들이 마음은 있는데 자기표현이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말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청소년들이 따라주니 한결 가까워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서구 가좌노인문화센터를 이용하는 노인 30명을 대상으로 한 세대 간 소통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63.3%가 ‘다른 세대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가끔 경험한다’고 답했고 20%는 ‘자주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노인과 다른 세대 간 소통이 어려운 이유로는 복수 응답으로 53.3%가 ‘공감대 부족, 관심사 차이’를 꼽았고 50%는 ‘줄임말, 신조어 등 요즘 언어를 이해하기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는 역시 중복응답으로 46.7%가 ‘노년에 대한 긍정적 인식 제고를 위한 공교육 실시’를, 40%가 ‘각 세대 문화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꼽았다.

공재용(95) 씨는 “우리가 젊은 세대를 따라가야 하나, 젊은 세대가 우리를 맞춰 주는 것이 맞는 것인가 생각해보면 우리가 신세대를 따라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다”며 “지금 시대를 끌고 가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니 내 고집만 세울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피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50+ 고령친화도시 모니터링단 유경애(76) 씨가 인천시 중구치매안심센터를 방문해 치매 상담을 받고 있다

‘행복한인생’조는 스마트폰 이용실태 조사를 맡았다. 미추홀구, 연수구, 남동구 등 지역 내 노인복지관과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시민 64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 조사 결과와 함께 직접 스마트폰 교육에 참여하고 얻은 경험을 제안 사항에 담았다.

설문 내용을 보면 전체 응답자 중 85.9%가 스마트폰 교육을 수강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교육을 수강하겠다는 응답도 79.7%에 이르렀다. 교육이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활용 능력을 묻자 60.9%가 미흡을, 39.1%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또 교육받고 싶은 내용으로는 중복응답으로 37.5%가 ‘메신저와 문자기능’, 34.4%는 ‘인터넷검색’을, 그 다음으로 29.7%가 각각 ‘무선 인터넷 설정’과 ‘소리, 진동, 무음 바꾸기’ 등 기본적인 스마트폰 이용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옥순(69) 씨는 “노인마다 수준과 흥미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교육이 아니라 초, 중, 고급으로 나눠 수준별 강의가 필요하다”며 “60대, 70대, 80대 등 연령대 별로도 그 상황이 다른데도 65세를 모두 같은 노인으로 묶어 교육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희(66) 씨는 “20~30대 강사가 설명해주면 우리 눈높이와 달라 이해하기 힘들 때도 있다”며 “40~50대 혹은 또래 강사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인세탁소와 영화관 등에서 무인기기를 이용하고 조사를 진행한 ‘모자이크’조는 ‘고용량 세재’나 영어 등 어려운 용어 사용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영화관은 어두운 곳에서 무인기기만 빛을 발하는 탓에 눈이 부셔서 매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모자이크’조 최영옥(62) 씨는 “무인기기는 매장마다 그 속도나 이용방법이 달라 익히는 데 더 힘이 든다”며 “노인용 무인기기를 따로 설치하면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지역사회 보건·복지 서비스’ 분야 조사는 ‘치매안심센터’‘정신건강센터’노인 관련 시설을 직접 방문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는지를 점검했다. 여기에 노인 관련 사회복지 시설을 지역별 지도에 표시해 복지시설의 분포도를 살피고 지역마다 부족한 시설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활동도 가졌다.

발표회에는 인천시 노인정책과도 참석한다. 시는 모니터링단이 제안한 내용을 시 정책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유용수 인천시 노인정책과장은 “실태 점검에 참여하는 과정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부심을 키우는 계기이면서 동시에 내가 사는 마을과 이웃, 다른 세대와 함께하려는 생각을 싹 틔우는 기회다”며 “이번 실태 조사 결과는 고령친화도시 인천을 만드는 기초 자료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윤형 인천고령사회대응센터장은 “노인들이 자신의 눈높이로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내가 사는 지역을 향한 관심을 높이고 세대와 교류, 디지털화로 발생하는 사회적 단절을 줄이는 좋은 기회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령센터는‘의사소통 및 정보 접근성’‘지역사회 보건·복지서비스’‘시민참여활동 및 일자리’‘지역사회 참여’‘존중과 사회통합’‘교통’‘거주환경’‘주거환경’ 등 8가지를 주제로 매년 모니터링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활동은 ‘의사소통 및 정보 접근성’‘지역사회 보건·복지서비스’를 주제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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