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지구온난화는 마침내 지구자전속도까지 늦추었다남북극 얼음 녹은 물이 적도 쪽 저위도 바다로 이동하여 자전 속도 1도 늦춰
태양 중심 천문시와 원자시계의 오차를 조정하? [내외신문=김시월 대기자] 80억 인류가 살아가기 위해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초래한 지구온난화는 마침내 지구의 자전속도까지 늦추었다. 인류가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현재까지는 가장 정확하다는 원자시계로 측정할 때 지금까지 시행해 온 세계표준시에 1초의 오차가 생겼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고위도 지역인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적도 방향의 저위도 지역 바다로 이동하면서 저위도 지역 바다가 고위도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볼록해지고, 지구 표면층 바다의 부피와 질량에 변화가 생겨 결국 지구 자전 속도마저 느려졌다는 것이다. 인류의 생존과 생활을 위한 활동이 결국은 삶의 터전 지구의 태양계 내 운행(運行)인 자전(自轉) 즉, 천문(天文) 운동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실로, 인류는 명실상부(名實相符)한 ‘지구의 지배자’가 아닐 수 없음이 다시 한번 여실히 증명되었다. 아직은 아주 극히 미세한 지구 자전 속도의 변화이지만, 사람의 상상력을 한껏 부풀려 보면, 인류가 초래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파국적 영향력이 과연 어디까지 미칠지 자못 두렵기만 하다.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 연구진은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남북극 일대의 얼음이 지구온난화 탓으로 녹아내리면서 차가운 물이 적도 방향 저위도 지역 바다로 이동해 해수 밀도와 지구 질량 분포, 해수면 높이 등에 영향을 끼쳐 미세하게나마 지구 자전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한마디로 80억 인류의 활동이 지구의 자전 운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표준시에서 ‘1초’를 빼는 윤초(閏秒) 적용 시기도 당초 예정됐던 2026년보다 3년 늦어진 2029년에야 뒤늦게 시행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지구온난화로 야기된 기후변화는 결국 인류의 표준 시간까지 변경하도록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80억 인류로 인해 지구 자전 시간에 ‘1초’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 같은 ‘1초’의 변화는 얼핏 보기에 별 게 아닌 듯 생각되지만, 면밀히 따지고 보면 인류 전체의 생활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전 세계 각 분야에서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인류의 문명화(文明化) 이래 수천 년 지속되어온 ‘아날로그 시대’가 저물고, 20세기 말부터 급격히 진행되어온 정보화 추세에 따라 21세기에서는 이미 거의 전 인류가 ‘디지털 시대’라는 불가역적(不可逆的) 흐름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정보화시대의 근간인 컴퓨터 사용체계에서는 단 ‘1초’의 어긋남으로도 전 인류에 궤멸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서, 전지구적(全地球的) 사전 대비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특정 첨단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컴퓨터가 1980년대 퍼스널컴퓨터(PC) 대량 보급 이후 거의 모든 사람의 생활필수품으로 정착하면서, 컴퓨터 사용체계에서의 ‘1초 오차’는 전 지구적 재앙으로도 귀결될 수 있다.
지구의 자전은 지구의 내핵(內核)운동이나 초대형 화산폭발과 지진, 해류 순환, 지구 표면 질량 분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그 속도에 영향을 받는다. 우선 지구는 지각과 맨틀, 외핵과 내핵 등 크게 4가지 부분으로 나뉘는데, 각기 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각기 다른 방식의 운동량으로 자전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액체 상태의 지구 핵은 고체인 지각과 반대로 회전하면서 자전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지각에서의 초대형 화산폭발과 지진도 중요한 변수이다.
또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심해 조류다. 극지방의 얼음 녹은 물은 차가울 수밖에 없어 해류 순환하면서 심해로 밀려들고 저위도 지역의 따뜻한 물을 표면 쪽으로 밀어 올려 저위도 바닷물의 부피를 팽창시킨다. 그러면 남북극 방향보다 적도 쪽의 바다가 상대적으로 볼록해져 자전 속도를 늦추게 된다. 얼음판에서 양팔을 쫙 벌린 채 빠르게 회전하던 피겨스케이팅선수가 양팔을 가슴 쪽으로 오므리면 서서히 회전 속도가 줄어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이처럼 여러 요인에 의해 지구 자전 속도는 경우에 따라 빨라지거나 느려진다. 그래서 사람의 지구 시간 측정 방식에 윤초(閏秒)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지구 자전 속도 변화에 따라 일정 기간 후에 ‘1초’를 더하거나(양의 윤초) 빼는(음의 윤초) 방식이다. 지구온난화가 극심해지기 이전까지는 지구의 자전이 갈수록 빨라져 음의 윤초를 수시로 시행하여 오다가 2026년에도 ‘1초’를 뺄 예정이었으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빙(解氷)으로 자전 속도가 늦어져 2029년에나 ‘1초’를 빼야 한다는 것이다. 즉, 윤초 시행 시점이 3년 늦어지는 것이다.
지구의 표준 시간은 17세기 영국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가 위치한 지점을 ‘경도(經度) 0’으로 설정한 본초자오선(本初子午線)을 기준으로 하는 GMT(그리니치천문대평균시)를 기본으로 운용하다가 1972년부터 평균태양시(천문시.天文時)와 원자시계의 오차를 수시로 조정하는 윤초 방식을 도입한 UTC(세계표준시. Universal Time Coordinated)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UTC는 세슘(Cs-133)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하고 있으며, 하루에 대략 나노초(10억분의 1초)의 오차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하다. 세계협정시(UTC) 체계에서 1일은 8만6400초이다. (60초 x 60분 x 24시간). 원본 기사 보기:내외신문 <저작권자 ⓒ 채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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