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계(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4명 중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양당 정치에 반대하는 제3지대 세력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원칙과상식의 일원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 남겠다고 밝혔다.

3명의 의원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느 쪽도 선택할 수가 없다는 민심이 3분의 1이 넘는데 여기에 응답하는 정치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곧바로 탈당계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들 의원 3명은 이날 탈당 배경에 대해 "우리가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심 때문이다.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것은 더 이상 못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미동도 없다. 그냥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 3총리께서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며 "선거법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절망했다. (선거제 관련) 약속을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뒤집는다면 정치적 신의는 바닥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득권 정치의 높은 담장을 허물고 누군가는 길 하나를 내야 한다. 이제는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 미래로 가는 개혁대연합을 제안한다.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다"며 제3지대 신당 창당 세력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구체적으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들 3명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저희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제안을 드리면 이낙연 전 대표님도 같이 동참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또 그동안 새로운 정치에 대해 갈망했던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극우 보수 정당의 모습을 띄어서 우리와는 도저히 못하겠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준석 신당만이 아니고 국민의힘‧정의당의 개별 의원까지도 포함해서 저희는 굉장히 폭넓게 문이 열려있다"며 "그걸 어떻게 화학적 결합을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도 “예를 들어 각자가 ‘나는 계속 노동 정당 하겠다’, 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나는 계속 보수 정당 하겠다’ 그러면 저는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과거에 어떤 정치를 했든지 간에 이 한국 정치의 엄중한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정치를 해 보자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우리는 털어놓고 얘기를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은 이날 3명 의원의 기자회견 직전 입장문을 내고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 온 원칙과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며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 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다. 성공하시길 바란다. 이 분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윤 의원은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결정과 관련해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저희도 당혹스럽고 상당히 안타깝다"면서도 "윤 의원의 결정은 개인적인 문제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은 멈출 수가 없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의 측근그룹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에서도 한 사람 빠졌는데 여기도 한 사람 빠지나보나 생각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